다비드 칼리가 글을 쓴 이 작품은 어린이보다는 성인 독자가 더 사랑하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그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1972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나는 기다립니다...』으로 2005년 바오밥상을 받았으며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로 2006년 볼로냐 라기치상을 받았고 『적』, 『나도 가족일까?』, 『사랑의 모양』 등을 비롯하여 20여 개의 작품이 있다. 책의 형태는 가로로 긴 직사각형이며 크기는 두 손에 들어갈 정도로 작다. 2007년의 번역 초판본의 앞표지에는 책의 형태와 비슷한 작고 큰 두 개의 직사각형 안에 각각 “나는” “기다립니다...”라는 제목이 들어가 있고, 그 아래 네모 칸에 그려진 어린아이의 얼굴 밑에는 빨간 실타래가 그려져 있다. 뒤표지의 중앙에는 하트 모양의 빨간 끈이 그려져 있고 “삶의 끈을 따라서...”라는, 말 줄임표로 끝나는 문장이 있다. 표지 다음의 면지 전체는 끈과 같은 온통 붉은색이다....more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평상시에는 한 지붕 아래 살아도 아이는 아이 대로, 부모는 부모 대로 서로 참 분주하여 대화 나누는 시간도 부족하고, 여유롭게 부모님 찾아뵙는 일도 쉽지 않지만 5월 만큼은 서로를 돌아보고, 만나고, 선물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챙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을 연례 행사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주어진 가정의 달에 다른 바쁜 일정과 일들을 잠시 멈추고 가족을 생각 하게 하니 얼마나 감사한 시간인지 모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만큼이나 따뜻한 봄을 가족과 누리며 함께 나눌 시, 시그림책 『의자』를 읽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의자』는 2006년 이정록 시인의 시집 『의자』에 수록된 시를 주리 작가가 시화를 그려 펴낸 그림책입니다. 이정록 시인이 어린이를 위한 여러 편의 동시집을 냈는데......more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유명한 저서 『침묵의 봄』(1962)은 미국의 생태주의 환경 운동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환경학 도서임에도 첫번째 챕터가 ‘내일을 위한 우화’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바로 이 이야기에서 이 책의 제목이 지니는 의미를 알 수 있는데, 봄이 고요한 이유는 새들이 자취를 감추어서 새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이고,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몇 마리의 새조차 다 죽어가는 듯 격하게 몸을 떨었고 날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서 카슨은 세상이 이토록 비탄에 잠긴 것은 사악한 마술이나 악독한 적의 공격 때문이 아니라 바로 사람들이 스스로 저지른 일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살충제의 해로움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와 같이 환경의 재앙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는 문학적인 장치는 환경 디스토피아, 환경 아포칼립스(종말론) 등의 이름으로 문학 작품에서 사용되곤 한다.....more
2024년 1월 월트디즈니는 “Wish”라는 영화를 개봉하여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뒀습니다. 이 영화의 제작을 맡은 사람들은 그동안 디즈니에서 만든 영화의 장면들을 사무실 책상에 붙여 놓고, 디즈니 영화의 중심 된 생각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그들은 ‘별에게 소원을 빈다’라는 공통점을 찾았고, 결국 모든 디즈니 영화들을 아우를 수 있는 ‘Wish’라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 영화는 ‘소원’이 우리의 삶에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소원’은 아름답고 귀한 것이며,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힘과 즐거움과 소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 소원이 이루어지기 위해 날마다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몇 가지 의문이 듭니다. 모든 소원이 다 좋은 것일까요? 그리고 모든 소원은 다 이루어져야 할까요? ...more
아기는 걸음마를 배울 때 총 몇 번 정도 넘어질까요? chat GPT에게 물어보았더니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는 평균 2천 번 정도 넘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 씩씩하게 걷고 있는 우리 아이는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지난 아이입니다. 넘어졌기 때문에 한 걸음 한 걸음 세상을 향해 걸음마를 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이제 막 일어나서 세상에 대한 탐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아이에게 ‘넘어짐’은 운동기능의 실수와 단련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걷기 위해 스스로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계속 시도하는 아이의 모습은 노력, 실패, 재기를 반복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메타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more
독일이 베를린 장벽을 사이에 두고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있던 시절, 자유를 찾아 동독을 탈출한 베첼 가족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위해 동독을 탈출하려고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이 책은 자유를 향한 생명을 건 베첼 가족의 경이로운 인내심과 은밀하게 진행된 탈출 계획의 시작부터 준비과정, 그리고 가슴 벅찬 탈출의 순간까지 치열했던 순간순간이 자세히 담겨 있다. 베첼 가족은 1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직접 제작한 열기구를 타고 동독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베첼이 열기구에 관해 알고 있는 지식은 여동생으로부터 받은 국제 열기구 축제 사진 한 장이 전부였지만, 물리학과 수학을 동원하여 매달 나일론 천을 2~3미터씩, 매주 연료를 10리터씩 사들였다. 그리고 밤마다 재봉틀로 소리 나지 않게 지름 18미터, 높이 27미터의 열기구를 만들어 나갔다.....more